임신한 전처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뒤 태아까지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범행의 잔혹성과 피해의 중대성을 고려해 징역 40년을 선고하며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전주지방법원 형사12부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하고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매우 잔혹하고 피해 회복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미용실에서 발생했다. A씨는 이곳을 찾아가 전처인 B씨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렀다. 범행 당시 B씨는 임신 7개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B씨는 현장에서 크게 다쳤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 범행 당시 현장에는 B씨의 남자친구도 함께 있었다. 그는 A씨의 공격을 막으려 했지만 이 과정에서 흉기에 의해 다쳐 병원 치료를 받게 됐다. 평범한 일상 공간이었던 미용실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범행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다.
사건 직후 경찰과 소방 당국은 피해자가 임신 상태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다.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태아를 구조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는 어렵게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태아는 산소 부족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었고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 태어난 지 19일 만에 숨을 거두면서 사건은 두 개의 생명을 앗아간 비극으로 기록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행동이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이뤄졌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그는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며 선처를 요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국립법무병원의 정신 감정 결과를 근거로 피고인이 범행 당시 판단 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기보다 분노와 불안이 주된 정서 상태였으며 범행을 준비한 정황도 확인됐다.
특히 A씨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의 손잡이에 붕대를 감아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등 사전에 준비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한 인화물질 등을 준비했던 사실도 확인돼 계획적인 범행 가능성이 높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이혼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협박과 괴롭힘을 이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과거 피해자를 다시 찾아가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작성했음에도 약속을 어기고 접근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가 잃은 생명의 가치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신 중이던 피해자와 태아까지 희생된 점에서 범죄의 중대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