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에서 통제되지 못한 채 굴러가던 화물차가 놀이터 방향으로 향하던 아찔한 상황에서 경찰관들이 순찰차로 차량을 막아 세워 대형 사고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한 명이 크게 다쳐 치료를 받는 등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사건은 한 여름 오후 발생했다. 비산지구대 소속 권경석 경위와 이성민 경사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하던 중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1톤 화물차 한 대가 경차를 밀어붙인 채 비탈길을 따라 뒤로 굴러 내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화물차가 향하고 있던 방향에는 놀이터가 있었고 그곳에는 아이들과 주민들이 다수 모여 있었다. 자칫하면 차량이 그대로 놀이터로 돌진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경찰관들은 곧바로 차량을 멈추도록 신호를 보냈지만 화물차는 멈추지 않았다.

두 경찰관은 즉각 상황을 판단했다. 차량을 그대로 두면 놀이터까지 굴러갈 수 있다고 보고, 순찰차를 이용해 물리적으로 막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순찰차를 몰아 굴러 내려오던 차량 앞을 막아 세우는 방식으로 충돌을 감수한 채 차량을 멈추게 했다.
조사 결과 화물차 운전자 A씨는 내리막길에 차량을 주차한 뒤 사이드 브레이크를 제대로 채우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운전자가 잠시 차량을 떠난 사이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를 발견한 운전자가 뒤늦게 따라가 붙잡으려 했지만 이미 속도가 붙어 제어가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순찰차가 차량을 막는 과정에서 이성민 경사는 어깨와 허리, 무릎 등에 부상을 입어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통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그는 “차량이 놀이터 쪽으로 계속 향하는 걸 보고 순찰차로 막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시민들이 무사해 다행”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차량 주차 시 안전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화물차와 같은 대형 차량을 내리막길에 세울 때는 반드시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고, 바퀴 방향을 길 밖으로 돌리거나 버팀목을 설치하는 등 추가적인 안전 조치를 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