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연수 도중 여성 수강생의 신체를 만졌다는 이유로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운전강사 사건에서 대법원이 기존 판결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문제 된 행동이 단순 폭행인지, 성적 의도가 담긴 추행인지에 대한 판단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고 다시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건의 발단은 운전연수 과정에서 벌어진 신체 접촉이었다. 운전강사 A씨는 여성 수강생 B씨에게 운전을 가르치던 중 여러 차례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운전이 미숙하다는 이유로 수강생의 허벅지를 밀치고 손을 잡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강제추행을 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상황은 운전연수 차량 안에서 벌어졌다. 수강생이 차량을 운전하던 중 조작이 서툴자 A씨가 화가 난 듯 허벅지를 밀쳤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손을 잡아 자신의 목 쪽으로 가져가는 행동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이러한 접촉이 불쾌하고 당황스러웠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은 해당 행위를 성적 의도가 담긴 강제추행으로 판단했고, 사건은 형사 재판으로 이어졌다. 1심과 2심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부적절한 신체 접촉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
그러나 사건은 상고심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대법원은 기존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하급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특히 허벅지를 밀친 행위가 과연 성적 의도가 있는 행위였는지에 대해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도 주목했다. 피해자는 수사 과정과 법정에서 허벅지를 밀친 행동에 대해 “화가 나서 때린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었다. 재판부는 이러한 진술을 고려하면 해당 행동이 곧바로 성적 목적의 추행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대법원은 피고인이 다른 수강생들에게도 유사한 방식으로 행동했는지 여부 등 여러 정황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강제추행으로 인정할 수는 없으며, 당시 상황과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