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 도로를 무단으로 건너던 보행자를 차량으로 들이받아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사고 당시 보행자가 어두운 색 옷을 입고 도로 위에 잠시 멈춰 서 있었던 점이 확인되면서 법원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일정 부분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형사2단독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운전자 A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도로에서 발생한 단순 교통사고처럼 보였지만 한 사람이 목숨을 잃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법정 판단까지 이어졌다.
사건은 울산의 한 왕복 4차선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는 차량을 운전해 도로를 주행하고 있었고, 그 순간 도로를 건너던 30대 남성 B씨와 충돌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간대는 인적이 많지 않은 새벽이었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충돌로 인해 B씨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

조사 결과 B씨는 사고 당시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고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그는 검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있었는데, 이는 어두운 새벽 시간대에 운전자가 보행자를 식별하기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더욱 특이한 점은 B씨가 도로를 건너던 도중 일정 시간 동안 차로 위에 멈춰 서 있었다는 사실이다. 조사에 따르면 그는 무단횡단을 하던 중 약 30초 이상 도로 위에 서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왜 도로 위에서 멈춰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A씨가 운전하던 차량이 접근했고 결국 충돌이 발생했다. 사고 이후 경찰 수사가 진행됐고 A씨는 보행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교통사고 사건에서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운전자에게 형사 책임이 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판 과정에서 법원은 사건 당시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우선 운전자 A씨가 전방 주시 의무를 충분히 다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운전자는 언제든 도로 상황을 확인하고 위험을 피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보행자의 행동 역시 사고 발생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새벽 시간대 어두운 옷을 입은 채 왕복 4차선 도로를 무단으로 건넌 점, 그리고 도로 위에서 장시간 머물러 있었던 점 등이 사고 위험을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