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향해 익명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속옷을 선물로 배달한 남성이 스토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이러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충분한 공포와 불안감을 줄 수 있는 행위라며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사건의 발단은 한 스포츠시설에서 시작됐다. 피고인 A씨는 자신이 다니던 스포츠시설을 운영하던 여성 B씨의 생일을 알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새 휴대전화 번호를 개설해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을 선택했다.
문자는 이른 새벽에 전송됐다. A씨는 오전 4시가 넘은 시간에 “생일 축하드려요”라는 메시지를 B씨에게 보냈다. 갑작스러운 연락이었고 발신자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메시지를 받은 B씨는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며칠 뒤 또다시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A씨는 새벽 3시 무렵 B씨에게 다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그날 생일은 잘 보내셨나요. 오늘 오후 복도를 확인해 보세요. 예쁘게 입으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를 남겼다. 동시에 여성 속옷 세트를 B씨의 자택으로 배달시켰다. 이 선물은 B씨에게 전혀 반갑지 않은 것이었다. 그는 속옷을 받자마자 곧바로 반품했고 발신자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메시지를 보낸 번호는 이미 사용되지 않는 번호로 표시돼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발신자가 의도적으로 신원을 숨긴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결국 사건은 수사로 이어졌고 A씨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A씨는 법정에서 자신이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지 생일을 몰래 축하해주고 싶었을 뿐이며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설명했다. 또한 메시지와 선물 행위가 한 번뿐이었기 때문에 스토킹 범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행동이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피해자에게 공포와 불안감을 충분히 줄 수 있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특히 깊은 새벽 시간에 반복적으로 문자를 보냈고 메시지 안에는 피해자의 생일과 같은 개인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기에 발신자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속옷 선물을 보낸 행위 역시 상대방에게 강한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