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민권자라는 신분을 내세워 결혼을 약속하고 거액의 돈을 가로챈 60대 남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상대에게 호주에서의 새로운 삶을 약속하며 신뢰를 쌓은 뒤 결혼과 이민을 미끼로 돈을 받아낸 사건으로, 법원은 이를 명백한 혼인빙자 사기로 판단했다. 오랜 기간 이어진 관계 속에서 피해자는 결혼과 미래를 믿고 재산을 건넸지만 결국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사건은 형사 재판으로 이어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의 한 법원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호주에서 거주하며 시민권자 신분을 갖고 있던 인물로, 이를 이용해 한국 여성에게 접근한 뒤 결혼을 빙자해 돈을 받아낸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단순한 개인 간 금전 분쟁이 아니라 상대방을 속여 재산을 편취한 범죄라고 판단했다.
사건의 시작은 호주 생활 관련 온라인 카페였다. A씨는 해당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호주 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활동했고, 그 과정에서 한국에 있던 여성 B씨와 처음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온라인에서 연락을 이어가며 친분을 쌓았고, 이후 A씨는 직접 한국을 방문해 B씨를 만나면서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다. 이때부터 A씨는 호주에서 함께 살며 결혼하자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이 호주 시민권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호주로 함께 가서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비자와 영주권을 받으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B씨는 이 말을 믿고 호주로 출국해 A씨와 동거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A씨는 결혼 준비와 영주권 신청, 생활 기반 마련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돈을 요구했다. B씨는 미래의 결혼과 정착을 믿고 금전을 건넸지만, 결과적으로 이 돈은 결혼과는 무관하게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혼인 신고와 영주권 신청, 가게 계약금 등 다양한 명목을 내세워 총 네 차례에 걸쳐 약 1억4000만원을 받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처음부터 실제 결혼 생활을 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해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사건은 결국 형사 재판으로 이어졌고, 법원은 피해자가 결혼을 전제로 돈을 건넸다는 점과 A씨의 행동이 지속적으로 기망 행위였다는 점을 인정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상대를 속인 사실이 없으며 금전적인 이득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과거 피해자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사실이 중요한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법원은 민사 판결로 인정된 사실이 다른 재판에서도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A씨의 범행을 유죄로 판단했다. 현재 A씨와 검찰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로, 사건은 상급심에서 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