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마약을 들여와 국내에 유통한 조직이 대거 검거되면서, 점점 더 은밀해지는 마약 범죄의 실태가 드러났다. 단순한 개인 범행이 아닌 조직적인 역할 분담과 비대면 거래 방식이 결합된 이번 사건은, 마약 유통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일상적인 물품 속에 마약을 숨겨 반입하는 방식까지 동원되면서 사회적 충격을 더했다.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총책을 포함한 일당 4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구속됐으며, 해외에 있던 총책 역시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검거돼 국내 송환 절차가 진행됐다. 조직은 밀반입, 판매, 구매 등 역할을 세분화해 움직였고, 단순한 개인 거래 수준을 넘어선 체계적인 유통 구조를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사용한 밀반입 방식은 특히 치밀했다. 조직은 필리핀 등 해외에서 마약을 확보한 뒤 여성용품인 생리대 안에 필로폰을 숨겨 국내로 들여왔다. 이렇게 반입된 마약은 총 1.7㎏에 달하는 양으로, 시가로 환산하면 상당한 규모였다. 겉보기에는 일상적인 물품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세관이나 단속을 피하기 위한 수법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통 방식 역시 기존과는 다른 형태를 보였다. 이들은 텔레그램과 같은 익명성이 높은 메신저를 이용해 광고를 올리고 구매자를 모집했다. 이후 거래는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로 이뤄졌으며, 실제 물건 전달은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가 찾아가는 ‘던지기 수법’을 사용했다. 이 같은 방식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지 않아도 되는 구조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경찰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과 1500여 건이 넘는 폐쇄회로 영상 등을 분석해 조직의 흐름을 추적했다. 이를 통해 판매책과 유통 경로를 하나씩 밝혀냈고, 결국 전체 조직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필로폰과 합성 대마 등 총 4.8㎏의 마약이 압수됐으며, 현금 수천만 원과 차량 등 범죄 수익도 함께 몰수 조치가 이뤄졌다.
이번 사건은 마약 범죄가 점점 더 비대면·디지털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과거처럼 직접 거래가 아닌 온라인 메신저와 가상화폐를 활용한 구조는 일반인들이 인지하기 어려운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상적인 물품을 이용한 밀반입 방식까지 결합되면서 단속 역시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