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시절 저지른 성범죄가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가해자들이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사건은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시점에서 기소되며 가까스로 처벌로 이어졌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내려진 판결은 법과 제도의 변화를 다시 한 번 되짚게 만들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특수강간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2명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도 명령했다. 두 사람은 현재는 평범한 사회 구성원으로 생활하고 있었지만, 과거 범행이 뒤늦게 드러나며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은 10대였던 시절 친구 사이로 지내며 한 자취방에서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만나 함께 술을 마신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피해자는 미성년자였고, 사건은 어린 나이에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일탈이 아닌 중대한 범죄였다는 점에서 사건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사건은 한동안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었다. 피해자가 교통사고로 장기간 치료를 받게 되면서 수사가 중단됐고,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은 사실상 잊힌 듯 보였다. 그러나 다시 수사가 재개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시점에서 사건을 다시 들여다봤고, 결국 기소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법 개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강간죄의 공소시효가 기존보다 연장되면서, 사건 발생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처벌이 가능해졌다. 만약 제도 변화가 없었다면, 이 사건은 처벌 없이 끝났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피고인들은 수사 초기에는 서로 진술을 맞추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재판에 넘겨진 이후에야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어린 나이에 겪었을 정신적 충격과 성적 수치심이 매우 컸을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이러한 경험이 개인의 성장 과정과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양형 과정에서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루어진 점과 사건 발생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른 점 등을 고려했다. 피고인들이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도 판결에 반영됐다. 이에 따라 실형 대신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번 사건은 시간이 흐른 범죄라도 제도적 변화와 수사 의지에 따라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피해 회복과 처벌 사이에서 법원이 어떤 균형을 고민하는지 드러내며,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법적 대응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