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발 저가 공세 충격 속에서 심각한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현대제철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일부 사업 부문 운영 축소 가능성까지 검토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철강업은 자동차와 건설, 조선 등 국내 핵심 산업과 직결돼 있는 만큼 업계 불안은 곧바로 지역경제와 고용시장 충격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내부적으로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 중심의 비상경영 방침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 측은 투자 계획 재조정과 일부 생산라인 운영 효율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철강 가격 하락과 원가 부담 확대, 건설 경기 침체가 동시에 이어지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철강업계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감소 압박이 심화됐고 일부 중견 철강사는 이미 감산에 들어간 상태다.
이번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가 꼽힌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내수 침체로 남아도는 물량을 해외 시장에 저가로 밀어내고 있는데, 국내 업계는 가격 경쟁에서 큰 부담을 받고 있다. 여기에 전기요금과 원자재 비용 상승까지 겹치며 생산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예전처럼 버티기만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노동계 역시 긴장하고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희망퇴직과 인력 재배치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직원들 사이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철강산업 의존도가 높은 지방 산업도시에서는 지역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협력업체와 하청업체들은 원청 생산량 감소가 현실화될 경우 매출 급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철강산업 구조 자체가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한다. 기존 건설 중심 수요가 둔화되는 반면 친환경·고부가가치 철강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설비 투자와 기술 전환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업계 부담도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에서는 “한국 제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철강업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저가 철강에 대한 대응책 마련과 함께 친환경 전환 지원 확대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철강산업이 단순한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제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중장기 산업 전략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