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열의 힐링여행 2] 11. 상하이④ 난징루 보행자거리 : 상하의 명동, 도시 속 걷기 좋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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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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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와이탄 3호(좌)와 12호(중앙)
와이탄 3호(좌)와 12호(중앙)

상하이 황푸강의 서쪽 푸시지구(浦西地區)는 아편전쟁에서 패한 청이 1842년 난징조약으로 홍콩을 할양하고, 광둥, 푸저우, 닝보, 샤먼과 함께 개항하면서 서양 각국의 조계지(租界地)가 설치되었다. 당시 청은 지방행정관청과 주민들이 사는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황푸강 변을 조계로 내주었는데, 영국이 1845년 와이탄에, 미국은 1848년 와이탄 북쪽 훙커우에, 1849년 프랑스 조계를 각각 설정했다. 그 후 태평천국의 난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전쟁을 거치면서 조계가 가장 안전지대로 알려지면서 외국인은 물론 많은 중국인이 밀려들어 쑤저우(蘇州) 등이 쇠퇴하고 상하이가 크게 발전하게 되었다. (와이탄에 관하여는 3월 11일 자 와이탄 참조) 

와이탄을 기점으로 하여 중산둥이루(中山东一路)에서 중산둥얼루(中山东二路)로 이어지는 난징루~신천지(新天地)~티엔즈팡((田子坊)~용캉루(永康路) 구역이 당시 영국 조계였는데, 이곳에는 1849년에 건축된 옛 영국영사관을 비롯하여 황푸 공원, 옛 신텐안교회, 상하이 우편박물관 등이 있다. 그중 특히 난징루는 와이탄으로 통하는 허난루 경기장 사이의 공원 오솔길(花园弄)을 당시 대마로(大馬路)라고 불리던 저장루(浙江路)까지 확장하고, 또 1862년 시장루(西藏路)까지 연장한 후 1865년 상하이 공공조계공무국(公共租界工務局)에서 난징루라는 공식 도로명을 붙인 곳이다. 

난징루 중간의 표지석
난징루 중간의 표지석

그러나 2차대전 후 외국의 조계가 모두 사라지면서 원래의 난징루는 난징둥루(南京東路), 1862년 징안쓰(靜安寺)까지 확장되었던 징안쓰루(靜安西路)는 난징시루(南京西路)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서울의 명동처럼 번화가의 넓은 도로를 보행자가 안심하고 둘러볼 수 있도록 자동차가 다닐 수 없도록 만든 구간이 난징루 보행자거리(南京路步行街)인데, 난징둥루에서 중심지역은 세기광장(世纪广场)이고, 난징시루에서의 중심지는 인민광장과 그 주변이다. 

상히이 최초 성당
상히이 최초 성당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앞두고 상하이 정부는 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구도심에서 와이탄으로 통하는 11차선 도로를 6차선으로 줄이고 보행자도로로 만들었다. 또, 황푸강 변의 와이탄 산책로를 2.6㎞로 늘이고, 개항 직후 중국 최초의 신작로인 허난중루(河南中路)에서 신장중루까지 폭 8m, 길이 1.5㎞의 난징루를 4㎞로 늘이면서 와이탄으로 통하는 도로와 연결시켰다. 사실상 난징루와 와이탄거리를 칼로 두부 자르듯이 명확하게 구별할 수는 없다. 상하이 시내에서 난징루를 찾아가려면 지하철 2/10호선 난징동루 역이나 난징시루 역에서 내리면 된다.

상하이 최초호텔
상하이 최초호텔

그렇지만, 역이 난징둥루와 와이탄 사이에 있어서 차라리 난징시루(南京西路)인 1/2/8호선 인민광장 역에서 내려 난징둥루로 가든지, 와이탄을 거쳐서 난징동루로 가는 방법도 좋다. 난징동루의 난징루 보행자거리가 시작되는 사거리 입구에는 시장중루(西藏中路)까지 약 1.6㎞ 구간을 왕복하는 코끼리 열차 비슷한 관광열차도 있다. 

난징루에서는 유명한 고적이나 유적이 아니라 청말 개척된 서양식 건물과 변화한 도시를 눈요기하는 것이다. 이곳에는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던 옛 영국영사관을 비롯하여 ‘동방의 파리’라고 할 만큼 수많은 서양식 건물이 밀집해 있는데, 영국영사관은 현재 레스토랑으로 변했다.

신천지 빌딩
신천지 빌딩

또, 헝산루(衡山路)와 화이하이중루(淮海中路) 일대의 프랑스 조계는 노후주택이 많았는데, 홍콩의 뤼안(瑞安) 그룹이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대대적으로 개발하여 신천지(新天地)라고 한다. 타이캉루(泰康路), 싱예루(興業路) 일대에 지은 고급 문화단지와 광장 주변에 쇼핑몰, 분수대, 카페 등은 외국인 비즈니스맨들에게 인기이고, 중앙 남쪽과 북쪽 두 블록을 상하이 건축양식인 석고문(石鼓文) 양식에 현대식 인테리어를 가미한 신천지거리에는 뉴욕 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10대 레스토랑이 있고, 작고 소박한 골목에는 오래된 서양식 건물을 개조한 레스토랑과 바, 인테리어 소품 가게와 갤러리가 많다. 상해임시정부도 이곳에서 가까워 한국인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곳인데, 와이탄 일대가 웅장한 서양식 건물들을 대표한다면 프랑스 조계는 유럽 스타일의 건축물과 가로수가 어우러진 이국적인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신천지에 관하여는 3월 4일 자 상해임시정부 참조) 

차도를 대리석으로 포장한 보행자도로
차도를 대리석으로 포장한 보행자도로

또, 1868년 8월 황푸강과 쑤저우강(蘇州)이 만나는 와이탄 북쪽 끝 외백도교 건너기 전에 있는 황푸 공원은 영국 정부가 영국영사관 직원들을 위한 산책 공간이었다. 상하이 최초의 근대식 공원인 황푸공원은 스코틀랜드 출신 정원사가 조성하여 잔디와 장미밭이 특히 아름다워서 ‘외국 화원’ 또는 ‘와이탄 공원’으로 불렀는데, 2차대전 후 황푸 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당시 공원 입구에는 ‘중국인과 개는 출입 금지’라는 푯말을 걸어두어서 중국인들이 분노했던 곳이라고도 하는데, 1990년대에 인민영웅기념탑과 지하에 와이탄 역사기념관이 들어섰다. 또, 황푸 공원은 황푸강 건너 푸둥의 동방명주를 감상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로 손꼽히기도 한다. 

호텔등차량편의 1차선도로
호텔등차량편의 1차선도로

한편, 난징동루 가까이에 있는 허난중루(河南中路)는 상하이가 개항되면서 외지인들이 갑자기 밀려들자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하여 1876년 방 3칸, 행랑 2칸씩으로 한 서민주택을 밀집하여 지은 곳으로서 우리의 전통가옥 보존지역처럼 ‘상하이우수역사건물(吉祥里)’로 지정된 곳이다. <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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